예사랑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위치한 예사랑은 돼지육수 베이스의 다양한 국물 요리들을 만나볼 수 있는 한식집이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고기국수는 물론 순대국밥도 맛볼 수 있는 국숫집이자 국밥집이다.
함덕해수욕장 초입에 자리해 있으며 과거 예소담이라는 이름으로 개업했으나 최근 예사랑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예사랑의 사장님께서 과거 구제주 시내에 있었던 예소담이라는 매장에서 근무하셨었는데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는 상호분쟁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사장님은 예소담의 음식을 본인이 다 맛을 냈다는 자부심과 애정에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셨던 것 같은데 아무튼 상호가 최근 바뀌었다.
매장이 함덕을 관통하는 신북로에 위치한 탓에 주차가 제법 까다로운 편이기는 하지만 함덕 해수욕장 주차장이 도보로 3분정도 거리에 있어서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성수기 제외)
고기국수
본인은 면 요리를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어지간한 국수 맛집들은 다 다녀보았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고기국수 국물을 내는 게 상향평준화가 되어 있어서 웬만한 이름 있는 식당들은 물론 신생 국숫집들도 다 맛있는 편이었는데 최근 들어 맛의 편차가 다시 갈라지고 있는 듯하다.
유명한 맛집들의 경우 웨이팅의 압박이 부담스러워서 보통은 한가한 식당을 찾게 되는데 그 한가한 식당들에서 실망을 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라서 사실 새로운 고기국숫집을 개척하기에는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예사랑의 경우 내가 거주 중인 동네에 위치한 탓에 그냥 지나가는 길에 고기국수가 먹고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방문했었던 곳인데 생각보다 국물맛이 제법 훌륭해서 가끔씩 시간 날 때마다 방문하는 곳이다.
솔직한 평을 하자면 가장 최근 방문했을 때의 맛은 처음 방문했을때의 그 놀라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부담 없이 찾아가서 국수 한 그릇 하기에는 적절한 장소라고 생각된다.
특히 고기국수의 고명으로 올라가는 돔베고기(돼지고기 수육)가 너무 부드럽고 촉촉해서 나중에는 따로 수육을 시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대국밥
또 다른 돼지육수 국물 요리인 순대국밥은 제주도의 특징을 살린 듯 피순대가 들어가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건더기가 지나칠 정도로 푸짐하게 들어가 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박하게 들어가 있지도 않았던 순댓국은 콩나물 덕분에 해장하는 기분으로 들이켜기 좋았다.
예전에 감동받았었던 그 국물맛으로 끓여진 순대국밥이었다면 정말 감개무량했겠지만 최근의 순대국밥도 크게 아쉬울 것 없이 든든하게 한 뚝배기 들이켰다.
예사랑에서 좋았던 점은 김치와 깍두기를 매장에서 직접 담근다는 점이었는데 특히 김치맛이 상당해서 아직도 생각이 난다. 기본 반찬들 어느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신경 써서 제공이 된다는 점에서 대접받는다는 기분이 들어서 괜찮았다. 반찬 맛집은 믿고 찾아가지 않겠는가.
비록 최근의 방문에서 국물맛이 이전에 비해서 아쉬웠지만 여전히 우리 동네에 이런 수준의 고기국숫집이 있다는 것은 만족할만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에는 꼭 수육이 포함된 세트메뉴를 먹어봐야겠다.